2024.05.18 (토)
날씨
LOS ANGELES WEATHER
가장 많이 본 기사
종교
엔터테인먼트
비지니스
네티즌
제휴사 배너

발색샴푸 개발한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

 

2021-04-18 (5).jpg

이해신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자연의 갈변현상을 이용해 만든 샴푸로 실험한 자료를 들고 있다.

 

늘어나는 새치·흰머리, 그냥 두자니 나이 들어 보이고 염색하자니 독한 염색약이 걱정된다. 염색 머리에 뿌리가 올라오면서 흑백 경계선이 생기는 것은 더 보기 싫다. 중장년의 공통된 고민이다. 이 고민을 해결해줄 반가운 소식이 있다. 머리만 감아도 백발이 흑발로 변하는 샴푸가 개발됐다. PPDA, 5-디아민, 황산톨루엔 같은 염모 성분이 전혀 없는데도 매일 샴푸를 사용하면 서서히 머리카락 색깔이 어둡게 변한다.

 

나이를 거꾸로 돌리는 샴푸를 개발한 사람은 이해신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석좌교수이다. 그동안 염색약 제로를 내세운 염모샴푸를 주장하는 제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대만큼 발색이 안 되는 바람에 시장에 안착하지는 못했다. 이해신 교수가 개발한 제품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지난 49일 대전에서 올라온 이해신 교수를 서울 송파구에 있는 비에이치랩(BHLAB·대표 배형진) 사무실에서 만났다. 비에이치랩은 모발색이 변하는 기능성 샴푸를 이해신 교수와 공동개발한 바이오코스메틱 기업이다.

 

염색샴푸라고 하면 안 됩니다. 염색이 아니라 발색입니다. 염색은 착색을 시키는 것이고 발색은 없던 색깔이 나오게 하는 것입니다.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 교수는 당부의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교수가 개발한 샴푸는 천연성분을 기반으로 한 특허물질이 산소와 반응해 흰머리, 새치머리를 발색하게 만든다. 곤충이 상처를 자가치유할 때 나오는 물질의 브라우닝 현상과 과일의 갈변현상에 착안했다고 한다. 이 교수의 설명이다.

 

바나나 껍질을 까면 까매지고 사과, 감자도 갈변이 되잖아요. 차도 우릴수록 진해지죠. 원래는 색깔이 없었는데 산소랑 접촉하면 까매집니다. 바로 폴리페놀 성분 때문입니다. 모든 식물에는 폴리페놀이 들어 있고 산소를 만나면 예외 없이 갈변현상이 일어납니다. 햇빛은 갈변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곤충도 폴리페놀이 있습니다. 사람은 피가 나면 딱지가 생기고 새살이 돋지만 곤충은 피가 없기 때문에 상처가 나면 체액이 나와 딱딱해지면서 갈변이 됩니다. 그 원리를 이용한 겁니다.”

 

천연 접착제 폴리페놀이 산소를 만나면

 

설명을 듣다 보니 궁금증이 생겼다. 폴리페놀 성분을 집어넣어 샴푸를 만들어도 물에 씻겨 내려가면 그만이다. 머리카락에 달라붙어 있어야 효과가 있을 것 아닌가. 바로 이 접착에 대한 연구가 이 교수의 전문 분야이다. 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홍합 단백질의 접착 연구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홍합 연구는 20077월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표지를 장식했고 사이언스지에도 논문이 실렸다. “물속에서도 붙어 있는 홍합의 접착력은 바로 폴리페놀 성분 때문입니다. 이미 1980년대에 사이언스지에 관련 논문이 실렸지만 그땐 주목받지 못하다가 15~16년 전부터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와인을 마실 때 떫은맛이 느껴지죠? 바로 폴리페놀 성분 때문입니다. 접착 성질을 가진 폴리페놀이 혀에 달라붙기 때문에 떫은맛을 느낄 수 있는 겁니다.”

 

이 교수는 홍합의 접착 단백질 연구를 활용해 혈우병 환자나 아스피린 복용 환자들에게 유용한 접착성 지혈제를 만들고 피 안 나는 주사기를 연구했다. 일반적인 주사기는 바늘을 빼면 피가 나지만 그가 연구한 주사기는 바늘을 빼는 순간 바늘 바깥쪽에 붙어 있던 접착제가 순식간에 상처를 덮어 봉합한다. 이번에 개발한 샴푸도 그가 지금까지 해온 연구와 맞닿아 있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폴리페놀은 곧 접착제이고 산소를 만나서 발색한 것이라면서 성분보다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성분을 알아도 카피를 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발색샴푸 개발은 2016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 R&D과제 사업에 선정돼 시작했다. 심사 통과부터 난관이었다. 염색과는 개념이 다르다 보니 심사위원들을 이해시키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배형진 비에이치랩 대표의 말이다. “인천남동공단에 샴푸 제조공장이 몰려 있습니다. 공장마다 찾아가 이런 샴푸를 같이 개발해보자고 설득했지만 다 차였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였습니다. 샴푸는 계면활성제로 씻어내는 것이고 염색은 색을 입히는 것인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는 것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여기까지 왔으니 밥이나 먹고 가라는 겁니다. 기존의 상식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인 거죠.”

 

시행착오도 숱하게 겪었다. “너무 진해도 안 되고 흐려도 안 되고 최적의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 인모를 가지고 수만 번 테스트하고 모든 종류의 폴리페놀을 이 잡듯 찾았다는 것이 배 대표의 말이다. 내부 변색을 막기 위해 산소를 차단하는 용기를 개발하는 데만 화장품 포장용기 제조업체와 손잡고 1년이 걸렸다고 한다. 내용물이 나올 때도 공기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3중 차단 장치를 만들었다. 배 대표는 실리콘, 설페이드계 계면활성제 등 유해성분은 빼고 검은깨 추출물, 블랙커민씨 추출물 등 폴리페놀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넣어서 발색뿐만 아니라 탈모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폴리페놀의 접착성분이 코팅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모발이 풍성해 보이는 효과도 있고 헐거워진 모공에도 작용해 탈모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사용하면 발색이 될까. 이 교수는 습도, 온도 등 환경, 조건에 따라 차이가 크고 모발 상태에 따라 다르다. 거품을 낸 후 5분 정도 기다리거나 헤어드라이기로 말리면서 열을 가해주면 발색이 더 잘된다면서 건강한 모발보다 파마, 염색 등으로 손상된 모발이 효과가 더 좋다고 말했다. 인모를 가지고 임상시험을 한 결과 4주 정도면 갈색으로 변하고 두 달이 지나면 흑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샴푸를 사용하다 중단하면? 3주 정도는 유지된다고 한다.

 

설명대로라면 획기적인 제품이다. 효과는 소비자가 확인해줄 것이다. 비에이치랩은 먼저 오는 5월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를 통해 모다모다(MODAMODA)’라는 브랜드로 첫 도전을 시작한다. “킥스타터는 신제품이어야 도전이 가능하고 전 세계 바이어들의 눈이 집중되는 만큼 거기서 성공하면 세계 수출시장의 보증수표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배 대표의 말이다. 국내 시판(300mL·2만원대 후반)은 킥스타터 론칭 이후인 6월부터 하고 정기구독 판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 교수는 글로벌 시장 등을 겨냥해 다음 과제는 컬러(color) 연구라고 했다. “눈의 색깔이 다양하잖아요. 블루도 있고 브라운도 있고. 그게 다 폴리페놀입니다. 눈 색깔이 다양한 것처럼 모발도 여러 가지 색깔로 만들 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조회 수

한 달 새 ‘반 토막’ 비트코인 “머스크·중국이 변수” file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75%가 중국에서 이뤄져” ▶ AP “결제 수단 가능성에 회의론도 많아” 일론 머스크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최근 폭락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9일 동부시간 오...

  • 2021-05-20

文 대통령, 바이든 없이 SK 美공장 찾나 file

SK도 LG도 표정관리 미 워싱턴 공군기지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 전기차 배터리 공장 방문을 앞두고 청와대와 SK 양측이 막바지 의전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공장과 그 주변에 머무...

  • 2021-05-20

연준서 ‘자산매입 축소’ 논의 “물가상승 압력” file

4월 FOMC 의사록 공개…대체로 ‘일시적 물가상승 후 완화’ 견해 우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미국의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향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 시작 가능성이 처음...

  • 2021-05-19

“SK이노-포드, 전기차 배터리셀 조인트벤처 양해각서 체결 예정” file

로이터 보도… “궁극적으로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할 수도” SK이노베이션이 미국의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와 미국에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셀을 생산하기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관계자 2명을 인...

  • 2021-05-19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 일제히 가격 하락 file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의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 서부 시간으로 15일 오후 1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11% 하락한 4만8천357.77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9...

  • 2021-05-16

‘벤처 창업’ 외국인에 취업 영주권 file

트럼프 중단 정책 부활, 미국인 고용창출 역점…25만달러 투자 받아야 미국에 벤처 사업체 창업을 통해 한인 등 외국인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정 자격조건을 갖춘 스타트업 벤처 창업 이민자에게 취업 영주권을 허용하는 ‘외...

  • 2021-05-12

현대차, 미국시장 4월 판매 역대 최다 file

친환경차 호조 속 128%↑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지난 4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3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실적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현대차의 4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7만7천523대로, 작년 동월 대비 12...

  • 2021-05-04

"흡연 장소는 날개 위입니다" 애드립으로 흑자 항공사 file

미국 캘리포니아주 빅토빌 공항에 계류 중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보인747 맥스기. ."흡연하실 분은 우측 비상구로 나가셔서 항공기 날개 위에서 담배를 피우시면 됩니다. 흡연 중에 감상하실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입니다." "항공법에 따라 기내 흡연...

  • 2021-05-01

테슬라 6만달러가 11만달러 청구 ‘바가지 논란’ file

NYT “테슬라, 가정용 태양광지붕 고객들에게 수만달러씩 가격 올려” 테슬라 전기 자동차 테슬라가 태양광 지붕 설치를 신청한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견적가보다 수만 달러 비싼 청구서를 내밀어 분노를 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지난 2015...

  • 2021-04-29

이건희 유산 1조원 의료사업에 기부 file

미술품 2만3천점도 기증 유족, 상속세 12조원 이상 납부…"고인 유지 받들어 사회적 책임 다할 것"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유족이 상속세 납부 시한을 앞두고 역대급 사회공헌 계획을 공개했다. 이건희 회장의 사재 1조원을 출연해 감염병 전문병원을 ...

  • 2021-04-28

비트코인 가격 소폭 상승…도지코인도 10% 넘게 뛰어 file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최근 가격이 하향 곡선을 그렸던 도지코인의 가격도 10% 이상 상승했다. 전 세계 암호화폐의 가격 동향을 집계하는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일 오후 2시 50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과 견줘 0.26%...

  • 2021-04-25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 하루에 2,000억달러 증발 file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2천억달러) 증발했다고 CNBC방송이 23일 코인마켓캡을 인용해 보도했다. 코인메트릭스에 따르면 런던 시간 오전 10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4만8천687달러까지 하락해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5만달러 선이...

  • 2021-04-24

암호화폐 반토막에 투자자들 패닉 file

"박상기의 난 재현인가" 최근 하락세를 보여 온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23일 한대 5만달러(약 5593만원) 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비트코인, 알트코인에 투자했다가 50% 이상 손실을 봤...

  • 2021-04-23

애플, 신형 ‘아이패드 프로’ 공개…M1 칩·5G·첨단화면 탑재 file

고성능 노트북급 칩 탑재…인물 따라 카메라 앵글 움직이는 기능도 도입 신형 아이패드 프로. 애플이 독자 설계한 반도체 칩 'M1'과 5세대 이동통신(5G), 최첨단 디스플레이로 무장한 고성능 태블릿 PC '아이패드 프로' 신형을 출시한다. 애플은 20일 캘리포니...

  • 2021-04-20

백발이 흑발로 “까매지는 바나나가 가르쳐줬죠” file

발색샴푸 개발한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 이해신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자연의 갈변현상을 이용해 만든 샴푸로 실험한 자료를 들고 있다. 늘어나는 새치·흰머리, 그냥 두자니 나이 들어 보이고 염색하자니 독한 염색약이 걱정된다. 염색 머리에 뿌리가 올라오면서...

  • 2021-04-18

LG에너지솔루션, 테네시에 GM합작 제2 배터리공장 설립 file

2조6천억원 규모…16일 공식 발표예정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함께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배터리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미국 1위 자동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이 테네시주에 미국 내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 로이터 통신은 ...

  • 2021-04-15

비트코인 ‘단속’ 고삐 죈다…정부, 강력 단속 돌입 file

세금 탈루·자금 세탁 포착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규제 강화가 예고되고 있다. 세무 전문가는 물론 암호화폐 전문가들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상장을 앞두며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회복한 가운데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탈세...

  • 2021-04-13

백악관, ‘반도체 화상회의’ 개최…바이든 “공격적 투자 필요” file

삼성전자·인텔·GM 등 반도체·자동차산업 글로벌 기업 참석 ▶ 단기 반도체칩 부족과 장기 안정적 공급 논의…대중국 견제 노골화 백악관은 12일 반도체 칩 부족 사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반도체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2021-04-13

LG·SK “배터리 분쟁 전격 합의 오늘 공식 발표” file

대통령 거부권 행사 직전에 극적 타결…총액 2조원대 추정 미국·우리 정부 적극 중재로 합의 요청…분쟁 장기화 부담된 듯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과 관련한 미국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둔 10...

  • 2021-04-11

바이든표 내년 예산, 복지 지출 대폭 확대 file

올해보다 8.4% 증액… 교육·보건 투자 초점 ▶ 국방비 1.7% 증액으로 공화당 요구 못미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올해보다 8.4% 늘어난 2022 회계연도 예산안의 개요를 공개했다. 이번 예산안 개요는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국정 의제를 대폭 반영한 첫 예...

  • 2021-04-10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